생각과 생산성

[내생각] 나는 폐소공포증이 있다.

ㅎㄷㄹㅁㅇ 2024. 5. 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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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소공포증(Claustrophobia)

목차

     

    폐소공포증은 무엇인가?

     

    정의

    폐소공포증은 불안장애 안에 속하는 정신 질환이라고 한다. 닫힌 공간에서 느끼는 막연한 불안함과 두려움 때문에 발생한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는다. 이 공간에 들어오거나, 갇히게 된다면 극도로 불안을 느끼게 된다. 비슷한 질환으로는 광장공포증이 있다.

     

    원인

    원인으로는 일상 속에서 느꼈던 공포가 무의식에 각인되어 같은 상황이나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그때 당시의 공포와 같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무의식에 자리 잡은 공포가 드러나게 된다.

     

    나는 왜 폐소공포증이 생겼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폐소공포증이 있다. 언제부터 생겼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 글을 쓰는 이유도 폐소공포증이 언제부터 발현됐는지 기억해 보려는 목적도 있다. 또 이 정신 질환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아보기 위함도 있다. 무의식 속에 있는 공포가 나를 '엘리베이터를 잘 못 타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어두운 방 안에서 잠을 자주 깨는 사람'이기도 하다.

     

    폐소공포증을 인지했던 순간

    처음 폐소공포증을 인지했던 순간은 군대에 처음 들어가 화생방 훈련을 받는 순간으로 기억한다. 09년도 2월에 입대를 했고, 2~3 주차(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다.)에 받는 화생방 훈련에서 처음 밀폐된 공간에 대한 공포를 느꼈다. 아이러니하게도 화생방을 하는 공간의 두려움보다 방독면을 쓰는 순간에 더 큰 두려움을 느꼈다. 방독면은 그냥 얼굴에 쓰는 것이 아니다, 방독면을 쓰고 어깨끈을 조이고 풀리지 않게 뒤통수에 있는 끈을 단단하게 고정하는 과정이 있다. 이 순간 나는 '숨이 막힌다'라고 느꼈고 '방독면이 내가 원할 때 안 벗겨지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때부터였다.

     

    방독면을 쓰고 처음 느낀 공포는 생각보다 오래갔다. 부대에서 하는 화생방 훈련도 폐소공포증이 있다고 해서 빠졌다. 그 당시의 군대에서 이런 이유로 빠지겠다 했던 것이 선임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줄 수도 있었지만, 그동안 열심히 한 군 생활이 도움됐다. 어쨌든 제일 처음 생각나는 '폐소공포증'은 이때가 처음인 것 같다.

     

    버스, 지하철도 못 타던 때! 비행기는 어림도 없지

    증상이 심했을 때가 있었다. 전역하고 나서 특정 기간에는 지하철을 타는 것도 힘들었고, 고속버스 형태의 버스를 타는 것이 어려웠다. 그리고 아직 만원 지하철은 엄청난 부담이다. 지하철이 움직이면 크게 상관이 없지만, 가끔 예기치 못한 이유로 지하철이 정차할 때나 지연 출발할 때는 답답함이 밀려오며 불편함을 느낀다. 또 그 시간이 길어지면 공황 장애가 고개를 든다.

     

    장거리 연애를 했을 때 지방에 있는 여자친구(현 아내)를 만나는 것도 힘들었다. 밤의 고속버스는 기사님이 손님들을 위해 불을 꺼주시는데, 좌석을 눕혀 잠들었다가 깜짝 놀라서 깬 적이 몇 번이나 있다. 고속버스의 창문은 승객이 열 수 있는 차와 그렇지 않은 차가 있다. 맨 뒷자리나, 천장에 있는 문이 있긴 하지만 주말에 지방에 내려가는 사람은 많았고, 내가 원하는 자리를 잡는 것은 힘들었다. 버스에서 창문을 내 마음대로 못 연다는 마음의 불안감이 폐소공포증이 오는 이유인 것 같다.

     

    비행기를 탈 때는 한동안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예전에는 참고 비행기를 탔다면, 지금은 단거리 노선에 대한 부담은 없다. 동남아까지는 약 없이 갈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어려울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되도록 비행기를 타지 않고 싶지만 쉽지 않다.

    엘레베이터는 말할 필요도 없다. 타는 것을 많이 포기했고 걸어 다닌다. 지금은 많이 나아지기도 했다. 허름한 건물의 엘리베이터는 되도록 타지 않는다. 몇 년 전 오래된 건물의 엘리베이터에 잠깐 갇혔었다. 20~30초 정도의 짧은 순간에 목이 쉬어버렸다.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꿈을 1년에 한 두 번은 꾸는 것 같다. 그만큼 엘리베이터는 나에게 귀신만큼 무서운 존재다.

     

    내가 느꼈던 장소나 특이한 상황에는 체코 프라하의 탑을 올라갈 때, 답답한 동굴에 들어가는 영상을 볼 때, 고속버스 안, 아쿠아리움 등이 있다.

     

    치료 방법

    방독면을 처음 썼던 공포의 순간이 나의 폐소공포증의 발단일까? 아니면 그 이전에 있던 일이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것일까? 알 수 없다. 두 달전, 아쿠아리움을 다녀왔을 때도 폐소공포증이 찾아왔다. 습한 공기, 답답한 천장, 어두운 조명에 갑작스럽게 찾아왔고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1층에 입구가 있었고 한참을 걸어갔다. 부끄러움도 있고 내 모습에 아쉬움도 느꼈다.

     

    치료는 초기에

    초기에는 큰 불편함이 없었다. 군대는 방독면만 쓰지 않으면 폐소공포증이 발생할 곳이 없었다. 단독 행동이 불가하여 좁은 곳을 찾기도 어려웠고, 그런 곳은 쉽게 들어가지도 못했다. 또 군대는 주변이 산이기 때문에 개방감을 항상 느끼고 있었기에 더 못 느꼈던 것 같다.

     

    20대 중반, 학교에 다닐 때 증상이 더 심해졌다. 이때 정신 의학과 상담을 받았는데, 금액이 커서 치료를 받지 못했다.(약 200만 원) 그때 치료를 받았으면, 지금은 많이 나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돈이 없는 학생 시절에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에는 부담이 있었고, 내가 참으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나아지기도 했기 때문에 이후 큰 불편함을 못 느끼기도 했다.

     

    또, 정신과라는 단어에서 오는 불편함이 컸다. 많은 사람이 정신적인 질병을 앓고 있는 현대 사회가 됐다고 하지만, 그 당시에 주변에서 보기는 힘들었다. 물론 그것을 드러내고 보여주는 사람은 없었겠지만 말이다.

    치료를 초기에 하는 것이 더 좋았을 거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지나버렸다.

     

    조금씩 나아지기

    병원에서 치료에 대한 설명으로 기억나는 것은 2가지다. 첫 번째로 비슷한 이유를 갖고 공황장애가 온 사람들과 함께 '집단 치료'를 하는 것과 두 번째로 '점층적인 공포에 대한 노출'을 이겨내며 마지막에는 완전하게 닫힌 공간을 이겨내는 것이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공황 장애의 치료 방법으로는 인지 행동 치료, 약물치료를 통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나와 있다. 인지 행동 치료는 '사람의 행동이 인지 과정과 밀접한 관계에 놓여있다는 대전제 하에 이루어지며 환경을 새롭게 지각하고 재해석하는 과정'이라고 나와 있다. 인지 행동 치료를 비슷한 구성원이 모여서 같이 '집단 치료'로 진행하면 더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혼자 현재 상황을 이겨내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병원의 도움을 받거나, 아니면 나와 같이 계속해서 나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내 상황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제일 편한 방법은 병원을 찾는 것이다.

    나는 예전보다 많이 나아진 상황으로 병원에 갈 생각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혼자만의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내가 폐소공포증이 오는 경우는 '숨을 쉴 수 없다' 라고 생각이 되면 공포가 빠르게 밀려온다.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예를들면, 엘리베이터 안에서 공포감이 온다면, '엘리베이터 천장을 열면 높은 공간이 있다.', '비상벨을 누르면 119가 나를 도와주러 30분 안에 온다.' 라고 생각한다. 아쿠아리움 같은 곳에서 공포감이 온다면, '다시 입구로 걸어가면 나갈 수 있다', '근처에 창문이 있는 곳으로 가면 괜찮아진다.'라고 머릿 속으로 생각한다. 이것마저 어려울 때가 있는데, 그러면 최대한 그 장소를 벗어나고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예전에 버스에서 폐소공포증이 왔을 때는 기사님에게 부탁해서 내린 때도 있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현재 상황을 빠져나가는 것은 어렵지만, 당장 내가 살려면 해야 한다.

     

    나는 아직도 엘리베이터가 무섭다. 아쿠아리움도 무섭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세상에 얼마나 많은 건물이 있는데 대부분 건물을 올라가려면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데, 어쩌겠는가? 우리 아기와 함께 아쿠아리움을 못해도 10년은 넘게 더 다닐 텐데. 비행기는 또 어떻게 하나? 해외 여행을 안 갈 것도 아닌데! 내가 스스로 이겨내야지. 안되면 병원에 가야지.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위안으로 삼는다.

     

     

    연관 tag : #폐소공포증 #공황장애 #비행기공포증 #공황증상 #공황장애치료 #밀폐된공간
    연결 문서 :

    [내생각]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법


    참고 :
    https://www.amc.seoul.kr/asan/mobile/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3558\
    https://namu.wiki/w/%EC%9D%B8%EC%A7%80%ED%96%89%EB%8F%99%EC%B9%98%EB%A3%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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